접지형 멀티탭 조립하는 법 - 멀티콘센트 셀프 조립하기

아파트가 오래된 저가형 서민주택이어서 공사비 절감을 위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베란다에 수도꼭지도 없고 전원콘센트도 없습니다.

베란다에 있는 화분들에게 통풍이 필요한데 미세먼지 때문에 항상 문을 열어둘 수도 없고 하여 선풍기 코드를 꼽을 수 있는 전원콘센트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실내의 에어컨 때문에 베란다 벽에 뚫어놓은 구멍을 활용하려고 합니다. 이 구멍을 통해 콘센트가 있는 실내와 연결해야 합니다.

에어콘 설치기사님이 꼼꼼하게도 실리콘으로 빡빡하게 밀봉을 해놓으셨네요. 이렇게 하면 벌레도 안들어오고 무척 좋습니다만 저는 이제부터 이걸 뚫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멀티탭의 플러그가 들어갈만큼의 구멍을 뚫어보려고 했으나 불가능해서 전선 하나 들어갈 구멍을 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이만한 걸 들여밀 수가 없군요. 대신 저는 멀티탭을 조립해야겠지요. 그런 거 한번도 안해봤지만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면 저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도전!

커터칼로 구멍을 뚫었습니다. 무수한 잔해를 남기고 간신히 연장코드를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조립식 멀티탭 재료를 준비합니다. 다이소나 철물점에 가면 조립할 수 있는 재료를 낱개로 판매하고 있으니 필요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접지형 플러그와 비접지형 플러그가 있는데 쫄보인 저는 접지형을 골랐습니다. 접지형은 통통(?)하고 비접지형은 납작합니다.

우선 나사를 돌려서 분해해줍니다.

연장코드도 커버를 벗깁니다. 

전선이 세 가닥 보입니다. 이중에서 초록이나 초록무늬가 접지선이라고 합니다. 이는 공통규격으로 일반 전원선은 다른 색일지라도 접지선은 항상 초록이라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cm에서 1.2cm 정도 피복을 벗겨내면 됩니다.

전문가들은 스트리퍼라고 전문적으로 전선 피복을 벗기는 도구가 있겠고, 그게 아니라도 니퍼 쯤은 있는 집이 많겠지만 그런 거 없는 저는 가위로 조심조심 작업합니다. 싹뚝 자르면 곤란하니까 살살 압력을 가하면서 둥글게 돌리면 벗겨집니다.

아뿔싸. 구리전선 몇가닥이 잘렸습니다. 이래도 되는 건가 걱정이 되어 인터넷에서 고수분들의 작업방법을 검색해보니 몇 가닥 빠지는 건 괜찮다고 하여 안심하고 다음 작업으로 넘어갑니다.

처음 해보는 콘센트 조립이라 두근두근합니다.

플러그를 분해해서 겉에 있는 덮개를 벗기고 안에 있는 나사를 느슨하게 풀어줍니다. 안에 나사는 완전히 빼지 말고 반쯤 걸쳐둡니다.

피복을 벗긴 구리선을 손끝으로 돌돌 말아서 전선이 흩어지지 않게 합니다. 이거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뭔가 기술자 같은 느낌이 듭니다.

구리선 부분을 나사밑으로 통과시킨 후 나사를 조여줍니다. 접지선인 초록은 초록 나사 밑에 연결합니다. 살짝 잡아당겨 봅니다. 안빠집니다. 

겉 커버를 다시 덮고 나사를 조여줍니다. 이걸로 플러그 조립은 마쳤습니다. 

다음은 멀티탭 콘센트 조립입니다. 여기에 전선을 연결하겠습니다.

나사를 풀어 덮개를 벗깁니다. 

안을 들여다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위아래에 있는 노란색은 전원선이 들어갈 부분이고, 가운데의 초록색은 역시 접지선이 들어갈 부분입니다.

위의 플러그 조립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전선의 피복을 벗기고 구리선을 멀티탭의 나사 옆에 꼽고 풀리지 않도록 나사를 꽉 조여줍니다. 

마지막으로 가운데 접지선도 연결했습니다. 다시 커버를 덮고 나사를 조여줍니다.

완성했습니다. 별 거 아니네요. 하하하

선풍기 전원을 꼽아봅니다. 잘 돌아갑니다. 뿌듯하네요. 

이런 일을 배운 적도 없고 해본 적도 없는 왕초보지만 성공했습니다. 

자신이 없을 때는 열심히 검색을 해서 고수분들이 유튜브에 올려놓은 영상을 보시면 더 이해가 쉬워집니다. 

 

[가격정보]

접지플러그 + 연장코드 + 조립식 멀티탭 = 총 1만원

 

이상 왕초보도 할 수 있는 멀티탭 셀프 조립후기였습니다. 

안해봤다고 겁먹지 마시고 과감하게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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