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에 곰팡이가 생기는 원인과 벽지 곰팡이 제거방법

벽지에 곰팡이가 생기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외부 기온와 실내 기온의 차이에 의해서 벽면에 물기가 맺힌 곳에 곰팡이가 피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집안 습도가 높거나 밖에서 직접 물이 스며들어와서 벽지가 젖은 곳에 곰팡이가 피는 경우입니다.

 

첫번째 이유는 보통 겨울에 발생하고, 두번째 이유는 보통 비오는 날이나 여름철 습도가 높을 때에 발생합니다.

1. 겨울 : 외부기온과 실내기온의 차이로 인한 결로 현상

 

겨울이 오니 도배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벽에 곰팡이가 생겼습니다. 우리집은 남서향 아파트 탑층 끝라인이라 항상 그늘이 져 있는 외벽쪽에 안방이 있어서 외벽쪽 벽과 실내쪽 벽의 온도차이가 무척 심합니다.

 

9월에 이사를 하면서 실크벽지를 도배했고, 12월에 너무 추워서 외벽쪽에 단열벽지를 시공했습니다.

 

단열벽지는 표면 재질이 비닐 같은 폴리에틸렌 필름이라서 곰팡이가 피지 않지만 외벽과 닿아있는 쪽의 실내벽 실크벽지 위에 곰팡이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외벽과 맞닿은 벽이라고 다 곰팡이가 생긴 것은 아닙니다. 창고로 쓰는 작은 방은 난방을 하지 않아서 추울 때는 실내온도가 5도까지 내려가는데 이 방에는 곰팡이가 피지 않았습니다.

 

난방을 돌려서 실내습도가 50퍼센트 이상, 실내온도가 16도에서 20도 사이를 오가는 안방에 있는 벽지에만 검은곰팡이가 피었습니다. 안방 벽지 중에서도 단열벽지를 바른 쪽은 괜찮은데 단열벽지를 바르지 않고 외벽의 온도가 전해지는 벽 가장자리에만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그림에 표시한 쪽, 그러니까 안방 외벽쪽은 단열벽지를 발라서 괜찮고 외벽쪽에 닿아있는 쪽에만 곰팡이가 핀 것입니다. 베란다쪽 벽도 괜찮습니다.

모서리 곰팡이

왼쪽이 단열벽지, 검은곰팡이가 핀 오른쪽이 실크벽지입니다.

실크벽지 곰팡이

어휴. 신경질 나네요. 왜 이렇게 곰팡이가 피는 걸까요.

벽지 곰팡이

맨 위 천장 쪽에도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물걸레로 살짝 닦아보니 닦아지기는 합니다.

시멘트벽 자체에 핀 곰팡이는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벽의 온도

단열벽지를 바른 벽보다 곰팡이가 핀 실크벽지 쪽이 더 기온이 차갑습니다. 

실제로 벽 온도가 몇 도인지 비접착식 체온계로 측정해보았습니다.

왼쪽 외벽과 가까운 쪽은 벽 온도가 10.9도가 나옵니다. 현재 실내온도는 18도이니까 7도 정도 차이가 납니다.

벽의 온도 2

왼쪽 구석에서 10cm 정도 떨어진 곳의 온도는 12.8도입니다. 이 곳에는 곰팡이가 피지 않았습니다.

벽의 온도 3

왼쪽 모서리에서 20cm 정도 떨어진 곳의 벽온도는 15도가 넘고 방 가운데로 갈수록 벽의 온도가 실내온도와 비슷하게 높아집니다. 

속에서 스며나온 게 아니라 벽지 표면에만 핀 것이니 아무래도 차가운 벽과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안방의 공기가 만나서 결로가 생긴 것이 벽지에 곰팡이가 생긴 원인인 것 같습니다. 즉 결로로 인한 물기와 벽지의 종이가 곰팡이가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입니다. 난방을 하지 않는 작은방처럼 온도가 낮은 방은 외벽과 내벽의 기온차가 심하지 않아서 결로가 생기지 않아 곰팡이가 자라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벽과 가구 사이를 너무 바짝 붙여놓아서 환기부족으로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아마도 여름철이나 장마철에 습도가 높은 경우에 해당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집의 경우처럼 같은 벽쪽이라도 위아래만 생긴 걸로 보아 환기부족은 곰팡이가 심해지는 원인은 될 수 있어도 근본적으로 곰팡이가 생기는 원인까지는 되지 않습니다.

즉, 환기를 아무리 잘해도 차가운 벽에 따뜻한 공기가 만나는 이상 결로는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곰팡이가 서식할 수 있는 결로를 방지하려면 벽과 내부공기의 온도차이를 가급적 줄이는 게 방법입니다. 또 폴리에틸렌 필름처럼 표면이 비닐로 된 벽지를 바르면 곰팡이가 살 수 없습니다. 겨울철에 계속 난방을 해야하니 실내온도는 외부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데 환기를 계속 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수경식물 가습

우리집은 모든 식물을 수경재배로 키우고 있기 때문에 따로 가습기를 틀지 않아도 50% 정도의 실내습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어린 관엽식물들은 60~70% 정도가 적정 실내습도라고 해서 가습기를 틀어준 것이 지나치게 실내습도가 높아진 원인인 것 같습니다. 이번 일로 가습기는 틀지 않기로 했습니다. 식물도 살아야겠지만 사람도 살아야죠. 식물의 습도는 분무를 좀더 자주 하는 것으로 대체해야겠습니다.

어쨌거나 벽지에 핀 곰팡이는 제거해야겠죠.

다이소 곰팡이 제거제

다이소에 가서 곰팡이 제거제를 구입했습니다. 

벽에 잘 부착되어 있을 수 있도록 거품이 나는 타입이고, 욕실타일, 변기, 욕조 등의 곰팡이를 제거하는 용도입니다.

곰팡이 제거제 성푼

곰팡이크리너인데 성분은 고급 알코올계(비이온) 2% 미만, 염소계표백제, 향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물걸레로 한번 닦아낸 후에 휴지를 붙이고 곰팡이제거제를 뿌려줍니다.

곰팡이제거제는 거품타입이라서 액체타입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죽 흘러내리기 때문에 휴지를 붙여주는 게 좋습니다. 설명서에 보니 찌든 때의 경우에는 화장지를 덧대어 분사한 후 3~4시간 후에 솔로 문질러 닦아주라고 하는군요.

냄새가 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표백제 냄새가 나니 공기청정기가 빨간불로 돌아갑니다. 방에서 생활해야하는데 3시간까지 기다리지는 못할 것 같아서 30분 정도 후에 휴지를 떼어보았습니다.

곰팡이가 어느 정도 제거는 되었지만 얼룩이 남아있네요.

전에는 곰팡이가 생긴 벽쪽에 공간박스를 놓았었는데 환기를 잘 되게 하기 위해서 철망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렇게 공기가 통하는 철제 선반으로 교체했으니 환기부족이 될 리는 없겠지만 환기가 잘 되는 천정쪽도 곰팡이가 피었던 걸로 보아 다시 곰팡이가 피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뭔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바로 위의 사진은 단열벽지의 표면온도입니다. 16.5도가 나옵니다. 만일 외벽쪽 벽에 단열벽지를 바르지 않았더라면 이쪽 벽면의 온도도 10 정도로 나왔겠지요. 그런 걸 생각하면 단열벽지의 효과는 확실한 것 같네요.

[가격정보]

다이소 곰팡이제거제 1,500원

2. 여름철 : 습도가 높거나 밖에서 물이 새어 들어올 때

 

장마철에 습도가 80~100%까지 올라가면 가만히 있어도 욕실에는 곰팡이가 발생합니다. 욕실이 아니어도 전반적으로 실내습도가 높으면 벽지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합니다. 

 

특히 가구 같은 것이 있어서 통풍이 되지 않는 장소에는 곰팡이가 번성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됩니다. 

종이벽지 곰팡이

일반벽지는 실크벽지보다 곰팡이가 잘 생깁니다. 위 사진은 창가쪽 벽인데 그 앞에 쿠션이 놓여있었습니다. 쿠션 때문에 통풍이 되지 않는 곳에 습도가 올라가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대처방법은 미리 가구를 벽에서 조금 떼어놓아서 통풍이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습기를 가동해서 실내습도를 60% 이하로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실크벽지는 곰팡이제거제로 잘 닦아내면 얼룩이 지워지지만 종이벽지(일반벽지)는 한 번 생기면 지워지지 않습니다. 락스물을 뿌려두면 종이까지 탈색이 됩니다. 도배를 다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더이상 번지지 않게 통풍을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상 벽지에 곰팡이가 생기는 원인과 제거방법이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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