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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재배(과일채소)

(2020년5월7일) 베란다 수경재배로 키운 백다다기 오이로 오이김치 만들기, 호박꽃쌈 싸먹기


by 짠내리빙 2020. 6. 26.

1월말에 발아시켜서 수경재배로 키워왔던 오이 중에서 보기 드물게 잘 생긴 오이가 하나 열렸습니다. 베란다에 단열과 난방을 해서 최저 온도는 17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관리했었지만 육묘기에 집중관리를 해주지도 못했고, 적정비료농도를 맞춰주지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인공수분을 해주지도 않아서 수없이 많은 암꽃의 씨방이 오이가 되지 못하고 말라비틀어져서 떨어지길 십수차례. 드디어 이 정도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성공적인 백다다기 오이가 열렸습니다.



시장에서 파는 것과 비교해서 모양도 크기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그동안 열렸던 오이들은 곤봉 모양에 굽은 모양으로 열리던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못생긴 오이가 되는 이유는 수정이 한쪽으로 치우쳐서 되었을 때 씨가 있는 쪽에만 영양분이 축적되어 비대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는 빛이 부족하거나, 너무 빽빽하게 심었을 때, 야간에 고온이 되었을 때, 칼륨 등의 영양성분이 부족할 때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 잘생긴 오이는 하루에 거의 1cm씩 쑥쑥 자랍니다. 마치 고무풍선이 부푸는 것처럼 부풀어서 얼마까지 커지려나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더 이상 길어지지 않고 통통해지더니만 3일만에 끝이 노랗게 변해버렸습니다.


이왕 노랗게 된 것 따지 않고 나두어서 노각오이로 만들어서 오이씨도 채종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먹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그만 싹뚝하고 말았습니다.



무게를 재어보니 148g입니다. 


오이끝이 노랗게 되는 것은 오이가 노화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야간온도가 높고 영양부족, 일조량부족이 겹치면 노화가 되는데, 녹황색으로 변하는 것은 엽록소가 분해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집 오이들이 작은 열매들도 빨리 노화되는 원인은 베란다의 야간온도가 높았던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되어 요즘에는 밤에 창문을 열어서 야간온도가 17도 정도로 낮아지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야간온도가 낮으면 생리작용을 지연시켜 노화도 늦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낮으면 어린 싹들이 냉해를 입기 때문에 더 낮출 수는 없습니다.



오이를 잘라보니 표면은 노랗지만 속은 깨끗하고 씨앗은 여물지 않아서 종자를 채취할 수는 없었습니다.



샐러드로 먹을까 무침으로 먹을까 하다가 지난 번에 알타리김치를 담글 때 만들어두었던 김치양념이 냉장고에 남아있는 것이 생각나서 오이김치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꼬맹이들까지 다 합해도 몇 조각 되지는 않지만 어쨌든 김치를 만들 것이므로 소금에 절였습니다.



아직 어린 부추와 대파도 미리 수확했습니다.


부추를 몇 번 심어본 결과 낱개로 심는 방식으로는 공간만 차지하고 성장도 느립니다. 씨앗 한 봉지를 다 뿌려서 뭉터기로 심어야 겨우 제대로 맛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시 파종할 예정입니다.



베란다에서 기른 채소들은 농약을 전혀 치지 않았기 때문에 깨끗해서 몇 번씩이나 씻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충 시든 잎만 떼어내고 물에 한 번 헹구었습니다.



이것도 썰어놓으니 한 줌도 아니고 한 꼬집 정도 됩니다. 사실은 오이소박이를 먹고 싶었지만 속에 박을 부추가 모자랍니다.



김치양념이 있으니 양념을 만드는 수고를 덜었습니다.



절인 오이에 양념을 부으면 끝.


제대로 만들려면 끓는 소금물에 오이를 절여서 한다는데 귀찮으니 다 생략합니다. 하루 숙성해서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아침 반찬으로 진빨상추로 상추쌈을 싸고, 호박꽃 수꽃으로 호박꽃쌈을 먹었습니다.



호박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호박열매만이 아니라 잎, 줄기, 꽃을 다 먹을 수 있습니다. 어린 호박잎은 굳이 찌지 않아도 그대로 따서 쌈을 싸먹을 수 있습니다. 호박꽃은 잎보다 훨씬 연하면서 은은한 향기가 있습니다.



다만 꽃술 부분은 쓴맛이 나기 때문에 떼어내고 먹습니다. 쓴맛을 좋아한다면 그냥 먹어도 됩니다.



디저트는 방울토마토입니다. 방울토마토를 키울 때 이렇게 줄줄이 열리는 열매를 보는 것이 로망이었는데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다만 열매가 익는데 시간차이가 있어서 위에서부터 차근차근 숙성이 됩니다. 


맨 위의 두 개를 따서 맛을 보았습니다. 흔한 토마토맛이 납니다. 딱 보통의 맛이네요. 적당히 시고 적당히 단맛이 납니다. 향이 너무 진해서 호불호가 갈린다는 가보토마토 맛을 빨리 보고 싶은데 아직 육묘장에 있습니다. 두 달에서 세 달은 있어야 합니다. 후우. 성질 급한 농부는 숨이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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