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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재배(과일채소)

(2020년5월3일) 들깨 꽃대가 일찍 올라온 이유, 호박꽃 수박꽃 수꽃만 계속 피는 이유


by 짠내리빙 2020. 6. 21.

[2020년5월3일] 베란다 수경농장 재배일지


겨울에 파종해서 키우던 적들깨와 잎들깨를 다시 파종했습니다. 들깨 발아기간은 1~2주쯤 되므로 새싹이 나오는 것을 느긋하게 기다려야 합니다.


들깨를 다시 파종한 이유는 너무 일찍 올라온 꽃대 때문입니다. 깻잎을 먹으려고 파종을 했는데 자꾸 꽃을 피워서 곤란합니다. 



씨들깨 꽃대입니다. 흰꽃을 피웁니다. 잎이 몇 개 되지도 않는데 계속 꽃대를 올립니다. 꽃대가 올라오자마자 계속 따주거나 아예 순지르기를 하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계속 꽃을 피웁니다.



적들깨 분재(?)를 키웠습니다. 5cm도 안되는 들깨도 꽃을 피울 줄 아네요. 참 대단합니다.



적쌈잎들깨라는 이름의 씨앗을 산 건데 잎도 꽃봉우리도 적색이 감돕니다. 그렇다고 들깨 씨앗까지 빨갛지는 않았습니다.



적들깨는 색이 참 예쁩니다... 가 아니고 왜 이 들깨들은 꽃대를 일찍 올렸고, 왜 계속 꽃대를 따주는데도 끊임없이 꽃대를 올리는 것인가에 대한 탐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들깨가 단일식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단일식물(短日植物, short-day plants)이란 해의 길이가 짧아지면 꽃을 피우는 식물을 뜻합니다. 해의 길이가 짧다는 것은 일조시간이 10시간 이하를 말합니다.



우리집 베란다에 식물 키우는 선반을 여러개 들여놓고 베란다 전체를 온실로 만들면서 이 정도 최저온도면 식물이 얼어죽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이 생겨서 겨울부터 여러 종류의 식물을 파종해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2월에 파종한 들깨는 일조시간 부족으로 의도하지 않게 단일조건에 놓이게 되었고 들깨 안에 내재된 자연의 법칙에 따라 꽃을 피운 것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괜히 들깨만 의심을 했습니다.


이상한 것은 4월초에 파종한 들깨도 4월말에 꽃을 피운 것입니다. 



4월초에 심은 들깨가 꽃을 피운 이유는 led 식물등을 켜준 시간이 짧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위 사진은 들깨를 키우는 선반입니다. 저 자리는 오후 늦게 해가 드는 자리라서 앞쪽(오른쪽)에는 오이, 뒷쪽(왼쪽)에 들깨를 배치했습니다. 해가 드는 오후에는 식물등을 끄고 오전에만 식물등을 켜주었더니 아마 일조시간이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추가 1) 나중에 알고보니 들깨의 광포화점은 120,000룩스라고 합니다. 집에서 기르는 채소 중에서 가장 강한 빛을 요구하는 식물인 것 같습니다.


(추가 2) led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12시간을 켜 준 결과 들깨꽃이 계속 피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13시간 이상 빛을 오래 켜줄수록 개화가 지연되었고, 16시간 이상 켜주면 꽃이 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들깨는 강한 빛을 오래 비추어야 무성한 깻잎을 수확할 수 있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16시간 동안 내내 강한 빛을 유지할 필요는 없고, 일몰 이후 매일 자정 무렵에 30~100 룩스의 약한 빛을 10분 정도만 비춰주어도 개화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를 광중단 처리라고 합니다.



들깨 말고도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호박꽃과 수박꽃이 암꽃은 피지 않고 계속 수꽃만 피는 것입니다. 


왼쪽은 호박꽃 수꽃이고 오른쪽은 호박꽃 암꽃입니다. 암꽃과 수꽃을 구별하는 방법은 씨방의 유무입니다. 암꽃은 태어날 때부터 동그란 씨방을 달고 있습니다. 그러나 암꽃이 피더라도 때마침 수꽃이 피어야 인공수분을 할 수 있고 그래야 수정이 되어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덩굴이 뻗는 족족 호박꽃 수꽃만 핍니다. 줄기를 따라 계속 씨방을 달고 있지 않은 수꽃 봉우리만 맺힌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암꽃이 함께 펴주어야 인공수분을 시킬텐데 수꽃만 연이어 태어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수박꽃입니다. 수박도 계속 수꽃만 핍니다. 한 달 전에는 암꽃이 피었던 것 같은데 수정이 되지 않았는지 떨어졌습니다.



단호박은 3월에 열매 하나만 맺고는 더 이상 열매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하나라도 열린 게 다행이지만 이건 또 커지지를 않고 아기 주먹만한 크기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참외와 멜론은 아예 잎이 제대로 자라지도 않습니다. 작년에 비해 올해 기온이 낮았고 또 씨를 너무 일찍 파종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애를 먹이는 박박이들과 달리 같은 박과식물이지만 오이는 무척 잘 자랍니다. 돌아섰다 다시 보면 열매가 커져있는 것 같습니다. 전에 수확한 오이는 뾰족하거나 구부러졌는데 이번 열매는 대단히 모범적으로 일자로 쭉 뻗어나갑니다. 쭉 뻗든지 구부러지든지 간에 오이는 계속해서 꽃도 피고 열매도 맺고 합니다. 



호박꽃 숫꽃을 확대한 모습입니다. 봉우리가 맺힐 때부터 씨방을 달고 있지 않아서 금방 구별할 수 있습니다.


박과식물 재배방법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니 호박, 수박, 멜론, 참외 등은 고온성 작물이라서 25~30도 정도가 생육적온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육묘기에 저온(야간 12∼13℃ 정도)과 단일(하루 8시간) 처리를 하면 암꽃의 분화가 많아진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아주 어릴 때부터 저온단일조건에 놓이게 되면 너무 낮은 마디에서 암꽃이 피게 되므로 본잎이 2~3매 나올 때부터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집 박박이들이 초봄에는 암꽃도 잘 피우고 열매도 맺었는데 여름이 가까울수록 꽃을 피우지 않거나 수꽃만 주야장천 피워대는 이유는 기온이 높고 해가 길기 때문인가 봅니다. 우리집 베란다는 남서향이라서 해가 드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으니 기온이 문제였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야간 기온이 높았던 것이 문제가 아니었을지 생각됩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닫고 지내는 것이 생활화되어 베란다 창문을 열지 않았더니 해가 져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야간에도 20~24도의 온도를 계속 유지했던 것이 원인으로 추측됩니다.




계속 수꽃만 피면 비료와 전기요금만 들고 열매를 수확할 수 없으므로 할 수 없이 새로 은천참외, 솜사탕수박(복수박), 멜론, 단호박 씨앗을 파종했습니다. 발아가 되면 육묘장에서 키우다가 본잎이 2매 나오면 식물등을 8시간만 켜주고 야간에는 기온이 낮은 뒷베란다로 보내서 저온 조건에 놓아야겠습니다. 


자세히 파고들면 참외, 수박, 멜론, 단호박, 오이가 다 재배방법이 다릅니다. 공부할 것이 끝이 없습니다. 엽채류는 웃자라지만 않으면 정성을 들인만큼 바로 수확할 수 있는데 과채류는 에너지도 많이 들고 조건을 맞추는 것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도에 포기하면 달콤한 과실을 수확할 수 없으니 어렵더라도 공부를 할 수밖에 없네요. 심어만 놓으면 저절로 자라주면 안되겠니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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