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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재배(과일채소)

아파트 베란다에서 새싹땅콩 아니고 진짜 땅콩 수경재배로 키우기


by 짠내리빙 2020. 6. 20.

아파트 베란다에서 수경재배로 고구마를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면 땅콩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어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최근에는 땅콩 새싹에 폴리페놀의 일종인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항산화물질의 함량이 많아 위 건강에 도움이 되고, 아스파라긴산은 콩나물보다도 많고, 골다공증에 효과가 좋은 소야사포닌이라는 성분도 많다는 이야기가 방송되면서 땅콩 새싹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콩나물을 키우듯이 땅콩을 물에 불려 발아시켜서 땅콩새싹을 키우는 것인데 7~10일 정도 키워서 먹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베란다 수경재배 농부가 시도하려는 것은 땅콩 새싹이 아니라 땅콩을 수확하려는 것입니다. 


성질 급한 베란다 수경농부는 무작정 땅콩 씨앗을 구입해서 다른 씨앗들 발아시키듯이 젖은 키친타올 위에 올려놓고 싹이 트기를 기다렸습니다.



파종한 날짜를 기록해 두지 않아서 땅콩 발아기간이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2~3일이면 발아가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뿌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매일 조금씩 뿌리가 길어지는 가운데 아직 눈을 뜨지 않은 녀석들도 있습니다.


땅콩씨앗


갑자기 미친 듯이 땅콩이 당겨서 추가로 땅콩 씨앗을 파종했습니다. 땅콩 씨앗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먹는 땅콩 그 자체입니다. 볶거나 삶지 않은 피땅콩에서 껍질을 벗겨내서 나온 알맹이입니다.


땅콩발아


땅콩의 두꺼운 과육이 떡잎이 될 터이니 지금 나오는 것은 뿌리가 확실합니다.


땅콩새싹


다른 식물의 씨앗은 씨앗 가운데가 갈라지면서 떡잎으로 자라는데 땅콩은 땅콩 부분이 떡잎이 되지는 않았고 그 안에서 새로 잎사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모종판에서도 열심히 새싹을 내고 있습니다.



땅콩 모종입니다. 처음에 아무 것도 모르고 발아한 땅콩을 스펀지에 옮겼습니다.



땅공 뿌리가 상당히 길고 튼튼합니다.



땅콩 재배방법에 대해 검색을 하고 나서 새로 파종한 땅콩들은 스폰지에 심지 않고 황토볼에 심어주었습니다.


땅콩은 낙화생落花生이라고도 합니다. 낙화는 꽃이 진다는 뜻이므로 꽃이 져야 땅콩이 생긴다는 뜻인줄 알았는데 말 그대로 꽃이 땅에 떨어져야 땅콩이 생깁니다. 땅콩꽃이 지고 나면 자방병(씨방자루, 子房柄)이라고 하는 땅콩의 화방이 길어져서 땅을 파고 들어가서 그 끝이 굵어지면서 땅콩이 열립니다.


자방병이 쉽게 땅을 파고들어갈 수 있도록 노지에서 땅콩 농사를 할 때는 두꺼운 비닐로 멀칭을 하지 않고 땅콩 전용 비닐이나 짚 또는 왕겨 등으로 멀칭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스펀지에 심어 뚜껑에 끼워 키우는 다른 수경재배 채소들처럼 키웠다가는 자방병이라는 것이 뿌리쪽으로 들어갈 수 없을 것입니다! 무식한 농부는 용감했던 것입니다. 먹고싶은 마음이 급해서 자료조사도 없이 무조건 파종부터 하고 보는 버릇을 고쳐야 할텐데...



여러 날짜에 파종했던 땅콩들을 모아 스펀지를 제거하고 황토볼에 옮겨서 모종을 키웠습니다.


땅콩모종


땅콩잎은 밤에는 접혔다가 낮에는 펴집니다. 모양이 꽤 예뻐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땅콩 모종


땅콩이 많이 자랐습니다. 이제 화분에 정식할 때가 되었습니다.


땅콩뿌리


줄기를 뽑아보니 뿌리가 실하게 나왔습니다. 이렇게 뿌리가 발달한 작물들은 수경재배를 할 때 양액이 깨끗하게 유지됩니다.



수경재배라고 해서 물속에서 키울 수는 없으니 황토볼을 화분에 담아 준비합니다. 사실 물에서도 크는지 실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줄기를 물에 고정할 방법이 마땅하게 생각나지 않아서 뿌리와 줄기를 고정할 수 있는 황토볼에 심었습니다.


황토볼에 땅콩 심기


이런 식으로 화분에 여유를 두고 모종을 심었습니다. 나중에 꽃이 핀 후에 자방병이 생기면 쉽게 땅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기 위해 북을 돋아줄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었습니다. 노지재배라면 흙을 얼마든지 두둑하게 덮을 수 있지만 이런 화분에서는 황토볼을 두둑하게 덮었다가는 밖으로 흘러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땅꽁은 장미목 콩과식물로 다른 콩들처럼 질소고정능력이 있습니다. 비료를 줄 때 질소 성분을 많이 줄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질소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비료를 구입해 둔 것이 이렇게도 쓰입니다. 어떤 비료에 질소가 들어있지 않은지는 아래 글을 참조해주세요.



사실 새싹땅콩은 수경재배로 얼마든지 키울 수 있지만 전에 땅콩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고, 땅콩을 수경재배로 키워서 수확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어서 제대로 땅콩이 열릴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중간에 뿌리가 썩을 수도 있고 다른 이유로 죽어버릴 수도 있지만 일단 열심히 길러보겠습니다.


[후기]


2020년6월15일 사진입니다. 땅콩꽃이 피었습니다. 


땅콩꽃


샛노란색의 땅콩꽃이 피었습니다. 


낙화생


꽃대는 아주 얇고 흰 줄기가 가지 사이에서 나옵니다. 이 꽃이 지고 자방병이 길어져서 황토볼 속으로 파고들면 땅콩이 열리겠지요. 아직까지는 무사히 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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