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경재배기와 화분

플라스틱 리빙박스로 수경재배기 만들기(전동드릴, 홀쏘로 구멍뚫기)


by 짠내리빙 2020. 7. 1.

이번 시간에는 리빙박스로 수경재배기(수경재배화분)을 만들어보겠습니다. 

 

냉동식품 택배가 오는 스티로폼 박스에 비닐을 씌워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두고두고 쓸 것이라서 스티로폼보다 훨씬 튼튼한 리빙박스를 이용했습니다.

 

코코컵이나 아이스컵 등도 사용이 편리하고 좋은데 용량이 작기 때문에 양액을 자주 채워넣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리빙박스를 수경화분으로 사용하면 용량이 크기 때문에 물을 바로바로 채울 필요가 없습니다. 한 번 양액을 부어놓으면 한동안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반대로 용량이 크다는 것이 리빙박스의 단점인데 양액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화분이 무겁습니다. 또 필요한 양액농도가 서로 다른 작물은 한 화분에서 재배할 수 없습니다. 물론 수경재배를 하다보면 어느덧 처음의 의욕은 사라지고 만사 귀찮음병이 발동해서 이것이고 저것이고 다 같은 농도의 양액으로 키우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도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작물들은 따로 화분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리빙박스 수경재배화분은 비슷한 양액농도와 광포화점을 가진 식물들을 한꺼번에 재배하는 데 적당합니다. 우리집은 매일 수확하는 채소 중에서 상추와 양상추 소비가 가장 많습니다. 치커리는 쓴맛이 나서 손이 잘 안가고, 겨자잎은 생각보다 너무 매워서 머리가 찡하게 울립니다. 쑥갓, 공심채, 아욱 등은 쌈채소용이라기보다는 무침, 볶음, 찌개용이어서 어느 정도 성장을 기다렸다가 수확하게 됩니다. 

 

자연히 매운맛도 없고 쓴맛은 적으면서 부드럽고 달착지근한 맛이 나는 상추와 양상추를 많이 먹게 됩니다. 성장도 빨라서 매끼 꼬박꼬박 한두장씩이라도 뜯게 되는 상추화분이 가장 많이 필요해서 3개를 만들었습니다.

 

 

먼저 리빙박스 뚜껑에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뚜껑이 얇으면 콤파스커터를 여러 번 돌려서 뚫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두께가 2~3mm가 넘어가면 콤파스커터의 얇은 칼날은 잘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억지로 하려고 했다가는 손은 손대로 아프고 성질만 버릴 수 있습니다.

 

 

이런 홀쏘(hole saw)들이 필요합니다. 말 그대로 구멍을 뚫어주는 톱입니다. 일반적인 톱이 길쭉한 것과 달리 홀쏘는 톱날이 원형으로 되어있습니다.

 

홀쏘를 전동드릴에 연결해서 돌리면 홀쏘의 크기만큼 원형으로 구멍을 뚫을 수 있습니다. 홀쏘의 종류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아래쪽 빨간색은 목공용입니다. 나무의 두께만큼 깊게 구멍을 뚫을 수 있습니다. 위의 홀쏘 2개는 철판, 플라스틱용입니다. 두께가 얇은 판을 뚫는데 적당합니다.

 

 

자기가 사용하는 수경재배포트에서 입구 바로 밑의 지름을 자로 재서 그 크기와 같은 크기의 홀쏘를 구입해야 합니다.

 

우리집 포트 중에서 작은 것의 입구밑 지름은 32mm이고 큰 것은 43mm 정도 됩니다. 그러므로 32mm와 43mm 홀쏘를 구입했습니다. 15mm 구경의 홀쏘는 굵은 빨대를 넣을 수 있는 크기입니다. 굵은 빨대는 자작 수경화분 수위계를 만들 때 필요합니다.

 

[관련글] - 수위조절이 간편한 수경재배화분 수위계 만들기

 

 

 

홀소를 전동드릴에 장착하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

 

 

구멍을 뚫어보았습니다. 플라스틱 두께가 꽤 두껍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화분은 가벼운데 전동드릴이 도는 속도는 무시무시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했다가는 화분이 튀어서 홀쏘가 아무데나 박힐 수 있으니 단단히 잡아야합니다.

 

리빙박스 뚜껑을 발로 단단하게 고정시킨 후에 단호하게 드릴을 돌려서 한번에 구멍을 뚫으면 위 사진처럼 깔끔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홀쏘로 뚫을 수 있는 플라스틱 종류는 어느 정도 신축성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단단한 플라스틱은 나사가 들어가는 순간 깨져서 쭉 금이 가기도 합니다. 힘을 많이 주면 그런 사고가 발생한다고 하니 살살 해야 합니다.

 

 

구멍을 뚫고 포트를 끼워보았습니다. 딱 맞습니다. 

 

 

구멍 뚫을 때 생긴 플라스틱 조각들을 정리하고 모종을 심으면 완성입니다.

 

 

이런 식으로 심었습니다. 

 

위에 있는 리빙박스는 높이가 14cm이고 바닥은 가로가 34cm, 세로가 23.5cm입니다. 

 

구멍은 아랫줄 3개, 중간에 2개, 윗줄 3개 해서 총 8개를 뚫었습니다. 상추가 더 크면 그 공간도 넉넉하지 않지만 매일 뜯어먹느라 상추가 미처 클 새가 없으니 이 정도로 충분합니다. 상추 하나를 화분 하나에 따로따로 심으면 화분 8개를 관리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한 번에 8개의 상추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의 리빙박스에 수위계와 기포기가 달려있는 제품이 수경재배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리빙박스만 구입하는 것보다 가격이 몇 배로 비쌉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 개만 살 것도 아니고 여러 개를 살 것이라면 그때마다 화분 1개당 기포기 1대가 따라올테니 낭비입니다. 분배기를 사용하면 기포기 1대로 여러 개의 화분에 공기를 주입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구멍을 뚫는 편이 훨씬 가격이 저렴합니다. 물론 집에 전동드릴이 있어야겠지만 아파트 관리소나 동사무소, 철물점 등에서 전동기구를 대여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수위계를 달 수 있는 구멍과 기포기를 넣을 수 있는 구멍을 가장자리 쪽에 따로 뚫었지만 아직까지는 별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뚜껑을 살짝 열어보면 수위를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굳기 수위계까지 동원할 필요가 없고, 양액을 채울 때 가득 채우지 말고 뿌리가 숨을 쉴 수 있도록 아래쪽 2/3 정도만 채우면 뿌리가 호흡을 할 수 있으므로 기포기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아니어서 기포기가 필요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한여름에 기온이 올라가고 산소소비량이 늘어나면 기포기로 양액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뿌리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뿌리가 상할 정도의 고온이라면 기포기 정도로는 수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단 이대로 키워보다가 여름이 되면서 양액이 탁해지고 뿌리가 상하는 느낌이 들면 그때 가서 기포기 설치를 고려해 보아야겠습니다. 

 

 

상추 화분만 3개입니다. 상추소비량이 많기 때문에 led 밑에 놓고 하루에 12시간씩 켜주고 있습니다. 상추의 성장에 관한 논문 자료를 보니 상추는 전등을 12시간 켜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18시간 켰을 때 잎의 길이가 가장 많이 성장했고, 24시간을 켰을 때 잎의 면적이 가장 컸으나 엽록소형광값이라는 수치는 12시간 켜주었을 때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엽록소 형광값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광합성 대사효율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수치라고 합니다. 

 

하여튼 상추는 식물등을 12시간 켜고 12시간 끄는 조건이 가장 좋다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상추는 장일식물이기 때문에 빛을 너무 오래 비춰주면 꽂대가 올라와서 영양생장이 느려질 수 있으니 12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요약]

 

적당한 크기의 리빙박스를 구입한다.

 

전동드릴에 홀쏘를 연결해서 구멍을 뚫는다.

 

수경재배포트에 식물을 넣고 화분에 심는다.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