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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수세보원해설

[성명론 8] 비후인륜 鼻嗅人倫 코로 인륜을 맡는다


by 짠내리빙 2020. 8. 1.

[성명론 8] 비후인륜 鼻嗅人倫 코로 인륜을 맡는다


[동의수세보원 원문]


비후인륜

鼻嗅人倫

코로 인륜을 맡는다.

[동무자주 원문]


비속혼 무적지물 고능후인륜 침정 무적지상

鼻屬魂 無跡之物 故能嗅人倫 沈靜 無跡之像

코는 혼魂에 속하는데 혼은 자취가 없는 것이므로 인륜의 가라앉고 고요한 자취가 없는 형상을 능히 맡을 수 있다.


동무자주에 따르면 신神은 형태가 없고, 영靈은 상은 있지만 고정되어 있지 않고, 혼魂은 고정된 형이 있으나 자취가 없습니다. 무형無形-유상有像-무적無跡으로 갈수록 점점 실체가 분명해집니다.


정용재는 냄새를 맡는다는 것은 살핀다는 뜻이고 요즘 말로 하면 낌새를 차린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정용재, 동의수세보원 알기 쉽게 풀어쓴 체질의학의 원전, 글항아리, 2018, 전자책 61쪽) 


(1) 덕이 있는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냄새와 관련한 표현에 ‘구리다’가 있는데 이는 ‘뒤가 구리다’처럼 사람의 행실을 묘사할 때도 씁니다. 


이와 반대되는 의미로 ‘연꽃이나 향나무의 향기는 바람을 거스르지 못하지만 덕이 있는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두루 퍼진다. 花香不逆風 芙蓉栴檀香 德香逆風薰 德人徧聞香’라는 말이 있습니다.(법구경)


이제마는 코로 인륜을 맡는다는 것에 대해 ‘겉으로 드러난 것을 살피고 각 사람의 재주와 행동의 어질고 못남을 묵묵히 탐색하는 것이 냄새 맡는 것이 아니겠는가? 處於人倫 察於外表 黙探各人才行之賢不肖者 此 非嗅耶’라고 했습니다.(이제마, 동의수세보원, 성명론)


이를 종합해보면 인륜을 맡는다는 것은 사람의 행실이나 행동거지가 현명하고 덕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함께 어울릴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2) 부족한 단서를 통해 최대한 많은 정보 끌어내기


후각이 발달한 사람은 청각이나 시각을 주 감각기관으로 활용하는 경우보다 외계에 대한 정보가 현저히 부족할 수밖에 없어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후각에 더욱 의존하게 되며, 부족한 단서를 통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끌어내야 하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고력이 발달하게 됩니다.


또한 외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자주 놓치게 되니 자연히 외부세계보다는 내부세계에 집중하게 되어 내부적인 설계와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러나 익숙하고 편안한 자기 영역을 고집하려 하며 새로운 것에는 가급적 도전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천시는 귀로 듣고 세회는 눈으로 보아야 합니다. 코로 천시를 맡으려고 하면 친한 사람이 하는 말이나 안전한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게 되며, 코로 세회를 맡으려고 하면 내 편이 아닌 사람이나 낯선 사람과 만나는 것을 꺼리고 두려워하게 됩니다. 안전이 검증된 친숙한 내 편이 보내는 정보만 받아들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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