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컵 재활용하기 - 샤워기 물튐방지, 하수구 냄새제거 트랩, 초파리 트랩 만들기

수경재배를 한다고 각종 플라스틱컵을 대량으로 사들였다가 남은 것을 재활용해서 생활에 필요한 여러 도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사실 특별한 기술이나 재주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그냥 사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테이크아웃컵 1개만 있으면 해결되는 것이 많으니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지만 실생활에 요긴하게 쓰이는 기술인지라 지금까지도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샤워기 물튐방지 도구입니다. 

샤워기는 샤워할 때만 쓰는 것이 아니고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서 쓸 때도 필요합니다. 

머리를 감거나 손빨래를 할 때 샤워기를 고정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샤워기 거치대입니다. 각도조절이 되지 않아서 정확하게 세숫대야 안으로 물이 들어가 주지 않습니다.

스텐처럼 보이지만 플라스틱에 칠을 한 제품입니다. 이건 각도조절을 한다고 되어있는데 목을 많이 숙이니 샤워기 헤드가 굴러떨어지네요. 

이거 말고도 7천원짜리 샤워기 행거를 사기도 했었는데 자주 움직이는 목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놓아서 금방 부러졌습니다. 

아, 된장. 이렇게밖에 물건을 못만들겠니!!!

허비한 돈이 1만5천원에 달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집에 굴러다니는 테이크아웃컵을 헤드에 꼽아보자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세숫대야에 물을 받을 때 사워기 헤드에 컵을 끼워놓으면 그 안에서만 물이 나오기 때문에 물이 사방으로 튀지 않습니다.

어느 각도를 해봐도 안정적입니다. 진작 이렇게 할 것을. 괜히 시간낭비, 돈낭비를 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물건을 사기 전에 다른 방법이 없는지 먼저 고민해 보아야겠습니다.

다음에 소개할 제품(?)은 테이크아웃 커피컵보다는 조금 작은 플라스틱컵입니다.

우리집 화장실 하수구에서는 항상 냄새가 올라오기 때문에 잘 차단하지 않으면 집안 전체에 하수구 냄새가 퍼지는 수가 있습니다.

하수구는 보통 이렇게 머리카락 거름망으로 막혀있는 모습입니다.

맨 위의 거름망을 걷어내면 안에 동그란 돔형으로 만들어진 냄새 차단 트랩을 볼 수 있습니다.

저 트랩으로 인해 하수구 속에 조금씩 물이 고여있게 되고 그 물이 하수도 파이프를 역류해서 올라오는 냄새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트랩이 있어도 물을 내려보내는 데 지장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공기구멍을 남겨놓기 마련이고 그 구멍을 통해 하수구 냄새가 올라옵니다.

또한 저 플라스틱 트랩으로 인해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서 물이 내려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 모든 문제점을 한 방에 해결하는 방법은 플라스틱컵을 거꾸로 하수구에 박아놓는 것입니다.

완벽하게 공기를 차단해서 하수구 냄새가 올라오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나 단점으로는 물을 내려보낼 때마다 뚜껑을 수동으로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인데 쓰다 보니 금방 적응이 됩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컵만 비스듬히 기울여놓으면 물도 콸콸 순식간에 내려가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

만족하게 사용하던 중에 컵에 까만 점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혐오사진이라서 컵을 깨끗하게 씻은 후에 사진을 찍었지만 사실 그 까만 점들은 초파리였습니다.

집으로 초파리가 들어오는 경로가 하수구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하수구에 살던 초파리들이 부화해서 올라온 것인지, 우리집에 살던 초파리들이 하수구에 알을 낳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하수구를 컵으로 덮어두니 그 안에 초파리가 기어다니더라는 사실!

뚜껑을 열면 도로 날아갈 위험이 있어서 컵 안쪽에 에프킬라를 조금 뿌려서 덮어두었더니 다음부터는 초파리들이 그대로 벽에 붙어서 사망하시네요. 하하하!!! 

하수구에서 잡아주었다고 해서 집안의 초파리들이 다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우리집 방풍망은 1mm 간격이라서 모기, 나방은 못들어오지만 초파리들은 자유통과하기 때문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초파리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초파리들이 한여름에는 하루에 5~6마리는 되는 걸로 보아 우리집 초파리 밀도를 낮추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만세!!!

이상 테이크아웃컵을 재활용한 초간단 물튐방지 시설과 하수구 냄새제거 및 초파리 트랩 설치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