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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해먹기

집에서 실패 없이 유기농 발아현미 만들기


by 짠내리빙 2020. 6. 3.

[목차]

1. 현미밥을 먹기 힘든 이유

2. 현미를 발아시키는 두 가지 방법

3. 초간단 발아현미 만드는 방법

4. 발아가 완료된 사진

5. 발아현미밥 만드는 법

6. 발아현미에서 쓴맛이 나는 이유




1. 현미밥을 먹기 힘든 이유


현미가 몸에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막상 현미밥을 먹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현미밥은 거친 섬유질이 많아서 까끌까끌하고 쌀알 한 알까지 꼭꼭 씹지 않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미를 물에 충분히 불리지 않고 밥을 지으면 쌀알이 입안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기도 합니다. 


백미밥은 영양분이 적을 뿐만 아니라 혈당을 빨리 올리기도 합니다. 식이섬유 함유량도 적습니다. 요즘 현대인의 식단에는 식이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하루 3끼 현미밥을 먹으면 하루 식이섬유 권장량의 약 1/3 정도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현미를 발아시켜서 발아현미밥을 지어도 현미밥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소화가 느리고 밥맛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면 백미 반, 발아현미 반 섞어서 밥을 짓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먹기 힘든 현미밥을 먹으려다가 아예 현미밥을 먹기 싫어지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까요.


2. 현미를 발아시키는 두 가지 방법


현미를 발아시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며칠 동안 물에 푹 담가서 수중발아를 시키는 방법과 콩나물 기르는 것처럼 채반에 받쳐 놓고 하루에 몇 번씩 물을 뿌려주는 방법입니다.


현미를 물에 담가놓으면 따뜻한 곳에서는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물이 탁해지고 거품이 생깁니다. 이는 종자 상태에 있던 현미가 대사와 호흡을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추측됩니다. 이 상태로 내버려두면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가 소모되어서 물이 썩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현미를 수중발아시키기 위해서는 깨끗한 물로 여러 번 갈아주어야 합니다. 물을 갈아주지 않으면 쉰내가 날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물에 불린 현미를 채반에 건진 후에 천을 덮어놓고 현미가 마르지 않도록 몇 번씩 물을 뿌려주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물을 갈아주지 않아도 되지만 대신 통풍에 주의해야 합니다. 수중발아 방식에서는 물을 자주 갈아줌으로써 현미가 싹을 틔우는 데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는 대신 콩나물처럼 기르는 방식에서는 바람이 잘 통해야 산소가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하다보면 콩나물 방식도 귀찮습니다. 하여 물을 자주 갈아주지 않아도 되고, 물을 자주 뿌려주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처음에 현미를 물에 불리는 것을 제외하면 현미발아가 완료될 때까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편리합니다.


3. 초간단 발아현미 만드는 방법


유기농 현미


그럼 지금부터 게으른 수경농부의 초간단 현미발아 방식을 소개하겠습니다. 


유기농 발아현미를 만들려면 당연히 유기농 현미가 있어야겠죠. 먼저 유기농 현미를 가볍게 씻습니다. 백미는 도정하는 과정에서 쌀 부스러기가 많아 쌀뜨물이 뿌옇지만 현미를 씻은 물은 훨씬 깨끗하므로 한 번만 씻어도 됩니다. 


현미 불리기


씻은 현미를 24시간 정도 물에 담급니다. 바로 받은 수돗물보다는 정수기물이 좋습니다.


20도 정도의 실온에 두면 중간에 물을 갈지 않아도 됩니다. 이보다 찬 온도에서는 대사가 느리게 진행되므로 현미발아에 시간이 더 걸립니다. 이보다 따뜻한 곳에 두면 발아가 빨리 진행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따뜻한 곳에 두면 물이 쉴 수 있으므로 중간에 물을 갈아주어야 합니다.


발아현미 만들기


채반에 면포를 깔고 불린 현미를 올립니다. 이때 면포는 채반 바깥으로 나올 정도로 큰 것이 필요합니다. 


면포


큰 면포가 필요한 이유는 끝자락이 물에 잠기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양푼에 물을 담고 채반을 올린 후 면포의 한쪽 끝은 물에 잠기게 하고 다른 한쪽 끝은 현미를 덮어줍니다. 


현미발아 시키는 법


옆에서 보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 채반 안에는 면포가 깔려있고 그 위에 현미, 그 위에 다시 면포를 덮은 형태입니다. 한쪽 끝은 물에 잠겨있죠. 이런 상태로 다시 따뜻하고 바람이 통하는 곳에 두면 겨울에는 이틀이면 발아가 완료된 현미를 볼 수 있습니다.

 

면포의 끝이 항상 물에 잠겨있기 때문에 현미를 덮은 면포도 항상 물에 젖어있게 되므로 현미가 마를까봐 하루에 몇 차례씩 따로 물을 뿌리지 않아도 됩니다. 바람과 물이 자동으로 공급되는 시스템입니다. 신경쓸 일이 없어서 좋습니다. 그래도 궁금하니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면포를 열고 상태를 들여다 보게 됩니다. 


4. 발아가 완료된 사진



불린 현미를 채반에 올린 후에 20도 정도의 실온에서 이틀이 지나면 위 사진 같은 상태가 됩니다. 겨울이라 이틀이지만 여름에는 기간이 훨씬 단축되지 않을까 합니다. 



현미의 배아가 물에 퉁퉁 불어서 잘 보입니다. 벌써 싹이 1~2 밀리미터 정도 나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만 발아를 시켜도 충분합니다. 이미 휴면 상태이던 종자가 깨어나서 생명 활동을 시작했으므로 현미 상태일 때보다 비타민, 아미노산, 효소 등이 많아졌을 것입니다.


새싹재배기 발아현미


이번에는 새싹재배기를 이용해 보았습니다. 방법은 같습니다. 먼저 현미를 가볍게 씻어서 하루 정도 물에 불립니다. 


새싹재배기로 발아현미 만들기


면포 대신 키친타올을 깔았습니다. 위에도 한쪽 끝을 물에 담근 키친타올을 덮어줍니다. 


키친타올 단점


그 결과 키친타올이 면포보다 불편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미 알갱이가 키친타올에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아서 물에 담가서 떼어냈습니다.


그 외에도 키친타올은 얇아서 면포보다 바람이 너무 잘 통해서 윗부분은 수분이 약간 부족했는지 아래쪽보다 발아가 더디게 진행되었습니다. 


이후로는 면포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삼베포도 괜찮습니다. 


5. 발아현미밥 만드는 법


발아현미밥


발아현미밥을 만들었습니다. 현미 반, 백미 반 섞어서 밥을 지었습니다. 현미밥은 된밥보다는 물을 많이 잡아서 약간 질게 짓는 것이 식감이 부드럽습니다. 이렇게 밥을 지으면 백미의 부드러움과 단맛도 살아있고 현미의 고소함도 살아있는 맛있는 밥이 됩니다.


6. 보관과 건조


발아현미를 보관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젖은 채로 냉장고나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건조시키는 것입니다. 


발아현미 건조


발아현미를 다시 건조시키면 실온에서 보관할 수 있습니다. 


건조는 햇볕에 말리거나, 식품건조기에 넣거나, 통풍 기능이 있는 오븐에서 낮은 온도에 말리거나, 공기청정기 입구에 올려놓고 말리거나 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공기청정기는 항상 위로 바람이 나오기 때문에 그 위에 올려놓으면 하루 정도면 대충 마릅니다. 대신 공기청정기 내부는 분해 청소를 할 수 없으니 물기를 완전히 뺀 다음에 채반 채로 올려놓으면 됩니다.


채소들도 햇볕에 말리면 비타민D가 늘어나듯 현미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기계로 말리는 것보다는 햇볕을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7. 발아현미에서 쓴맛이 나는 이유


말린 발아현미


위 사진은 발아가 너무 많이 된 현미를 말린 것입니다. 현미 싹이 1~2 mm 정도만 발아가 되어도 충분한데 4~5 mm 이상 발아가 되면 밥에서 쓴맛이 납니다. 


쓴맛이 난다고 상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벼의 성장과정에서 어떤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냥 먹어도 아무 일 없습니다.


발아가 너무 많이 된 이유는 키친타올을 이용했을 때 위에 있는 쌀들이 발아가 더뎌서 3일을 두었더니 아래쪽에 있던 쌀들이 조건이 더 좋았는지 발아가 더 많이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방바닥에 두었으니 아래쪽이 더 따뜻하고 수분이 많아서 위쪽보다 좋은 조건이었나 봅니다. 위 아래의 쌀들이 속도 차이가 생기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뒤집어주거나 방바닥에 두지 말고 뭔가의 위에 올려두면 위와 아래의 조건을 비슷하게 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싹은 1 cm 가까이 자라기도 했습니다.


발아현미 과발아


과발아된 현미는 뿌리도 길게 나옵니다.



과발아된 김에 어디까지 자라나 싶어서 며칠을 관찰해 보았습니다.



밀싹이나 보리싹처럼 벼싹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대로 모내기를 하면 벼가 자라겠죠. 계속 키워보려다가 반찬으로 먹을 채소를 재배할 공간도 부족한데 베란다에서 벼까지 재배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었습니다.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이 60 kg이고, 200평당 쌀생산량이 160 kg이므로 쌀농사에는 1인당 7.5 평(24.8 제곱미터)이 필요합니다. 심심해서 한 번 계산해 봤습니다.




[요약]


1. 유기농 현미를 가볍게 씻어서 물에 불린다.


2. 채반 위에 한쪽 끝을 물에 담근 면포를 올리고 그 위에 불린 현미를 담고 다시 면포를 덮어준다.


3. 실온에 두면 겨울에는 이틀, 여름에는 하루 정도면 현미발아가 완료된다.


4. 과발아가 되면 쓴맛이 나니 싹이 1~2 mm가 나오면 물을 넉넉히 잡아서 밥을 짓는다.


5. 백미와 현미를 섞으면 식감과 영양을 다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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