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종(씨뿌리기)-육묘(모기르기)-정식(아주심기)-순지르기, 인공수분-수확, 채종
베란다 수경재배 따라하기 마지막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상추, 토마토, 가지, 고추 등의 수확시기와 채종방법 그리고 다 쓴 양액을 버리는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확을 하고 채종을 하면 작물재배의 한 시기가 마무리됩니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 집에서 채종해서 씨를 뿌려도 품질이 유지되는 것이 있고 씨를 뿌릴 때마다 종묘사에서 새로 씨앗을 구입해야 하는 종류가 있습니다.
토종씨앗이나 흔한 작물들은 집에서 채종해도 큰 문제가 없는 편이고 채종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집에서 채종을 하면 씨앗 구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씨앗이 여물 때까지 계속 키워야 해서 시간과 공간이 낭비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2. 상추 수확시기와 방법
상추를 수확할 때는 낱장 수확과 포기 수확의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낱장 수확은 상추의 아랫쪽 잎만 떼어내는 것이고, 포기 수확은 한 포기 전체를 한 번에 잡는 것입니다.
상추잎이 대략 손바닥 정도로 커지면 낱장 수확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아랫쪽에 있는 바깥쪽 잎부터 수확을 합니다. 아랫쪽 잎을 떼어내도 상추가 자라는 데는 지장이 없고 상추의 줄기가 길어지면서 새잎을 내는대로 계속 수확할 수 있습니다.
낱장 수확에서 주의할 점은 광합성을 할 큰 이파리를 몇 장 남겨놓는 것입니다. 큰 잎을 3~4장 정도씩 남겨 두면 그 잎으로 광합성을 해서 어린 잎들이 성장하게 되므로 2~3일 후에 같은 포기에서 다시 상추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처럼 큰 잎을 다 떼어내고 어린 잎만 남겨놓으면 광합성을 할 면적이 부족해서 다음 수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됩니다.
포기수확은 줄기째 상추를 잡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빈 자리 생기니 새로 상추를 발아시켜서 키워야 합니다. 상추가 자라는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빠른데 키가 클수록 성장이 더뎌집니다. 초기에는 낱장 수확을 하다가 상추가 잘 크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포기 수확을 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추는 장일식물로 해가 길어지면 꽃대를 올립니다. 상추씨를 받기 위해서는 꽃을 피운 후에도 한참 시간이 걸리는데 상추씨은 3천립에 1~2천원 정도로 저렴하므로 베란다 공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굳이 집에서 씨를 받으려고 기다리지 말고 씨앗을 구입해서 쓰는 것이 더 경제적인 것 같습니다.
3. (방울)토마토 수확시기와 채종방법
토마토는 인내의 식물입니다. 초기에는 성장도 빠르고 꽃도 빨리 피우고 꽃이 지자마자 바로 열매도 달려서 키우는 보람이 있습니다. 열매가 달린 후에도 녹두알만하던 열매가 금방금방 커져서 속도감 있게 자랍니다.
그러나 다 커진 후에는 빨갛게 숙성될 때까지 최소한 한 달 정도 걸립니다. 방울토마토처럼 작은 종류는 그래도 빨리 익는데 덩치가 큰 토마토들은 숙성까지 시간이 한 달보다 더 오래 걸립니다.
토마토 열매가 녹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한 후에 만져봐서 말랑말랑할 때가 수확시기입니다. 시장에서 판매하는 토마토들은 긴 유통기간을 거쳐야 하니 아직 녹색일 때 따서 후숙을 시키지만 베란다에서 키우는 토마토는 바로 먹을 것이기 때문에 가장 잘 익었을 때 따는 것이 좋습니다.
표면이 빨갛고 말랑말랑하면 다 익은 것이지만 맛과 향이 더 강한 토마토를 먹고 싶다면 며칠 더 기다리도록 합니다. 줄기에 달린 채로 숙성시간을 오래 가질수록 빨간색도 더 진해지고 더 깊고 단 맛이 납니다.
F1 종자(잡종 1대)가 아닌 열매는 집에서 채종해서 다시 키워도 문제가 없습니다.
방울토마토가 다 익으면 반으로 갈라서 씨앗을 빼냅니다.
채에 문질러서 과육을 벗겨내고 물에 씻은 다음 그늘에서 건조시켰다가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이 상태에서 바로 심어도 싹이 트지만 완전히 말린 후에 밀봉해서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시 파종을 하면 봄이 온 줄 알고 발아가 잘 된다고 합니다.
채종-건조-냉장보관 후에 다시 물에 담가 발아한 땅딸이 토마토 씨앗입니다. 발아가 잘 되고 있습니다.
뿌리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다시 스폰지에 심어서 토마토를 키우면 됩니다.
4. 가지 수확시기와 채종방법
베란다는 노지보다 빛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지 색이 진한 보라색을 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작은 컵에서 자라기 때문에 뿌리도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고 영양도 부족하기 때문에 열매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이 큰 가지는 수경재배컵에서 자란 것이 아니고 순환식 수경재배기에서 자랐습니다. 컵에서 큰 가지들보다 훨씬 큽니다.
컵에서 큰 가지와 수경재배기에서 큰 가지에 어떤 차이가 있길래 이렇게 컸나 하고 생각해 봤더니 양액의 차이인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컵에서 키우는 가지는 양액을 교체하지 않고 모자란만큼만 보충해 주었고, 수경재배기에서 키우는 가지는 양액이 계속 순환되면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됩니다. 따라서 컵에서 큰 가지보다 뿌리가 더 건강하고 그 결과 더 큰 열매를 맺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수경재배기에서 큰 가지는 열매 하나만 이렇게 크고 다음 열매는 잘 달리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 역시 양액의 문제일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수경재배기에서는 엽채류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개화기나 수확기에 필요한 인과 칼륨이 부족하고 영양생장에 필요한 질소가 풍부한 비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컵에서 큰 가지보다 키도 크고 잎도 무성해졌지만 꽃과 열매는 적게 달렸습니다. 역시 과채류는 성장시기에 따라 비료농도를 다르게 조절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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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수확시기는 가지가 더 이상 커지지 않고 말랑말랑함을 유지할 때입니다. 열매가 더 커지지 않는데도 오랫동안 줄기에 매달린 상태로 방치하면 그 안에서 씨앗이 여뭅니다. 그와 함께 가지 껍질이 두꺼워지면서 단단해지고 조직도 질겨집니다.
그러므로 요리를 할 목적이라면 쑥쑥 커지던 가지의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 느껴질 때 따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채종을 위해서라면 한동안 놓아두었다가 수확하도록 합니다.
오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풋고추는 어릴 때 따야 맵지 않으니 어느 정도 컸다 싶으면 바로 수확합니다.
오래 된 가지열매를 따서 반을 갈랐습니다. 안에 씨앗이 빼곡하게 박혀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더 시간이 지나면 가지열매 내부에서 씨앗이 발아해서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열매 내에서 발아한 씨앗은 건조시켰다가 보관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너무 오래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씨앗만 빼내서 물에 씻은 후 그늘에서 말립니다.
다 마른 가지 씨앗입니다.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필요한 시기에 다시 발아를 시키면 됩니다.
5. 수경재배기 청소 및 폐양액 처리 방법
작물을 다 수확하고 나면 수경재배기와 컵을 청소해야 합니다.
순환식 수경재배기는 한 번 조립하면 다시 분해하는 것도 일입니다. 물론 다시 분해해서 욕실에서 빡빡 씻은 다음 다시 설치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귀찮으니 간단하게 청소하는 방법을 찾도록 합니다.
우선 수중펌프의 전원을 끄고 파이프에 남아있는 양액을 빼냅니다. 파이프를 뒤집을 수는 없으니 석유 자바라로 고인 물을 뽑아냅니다. 그 후 남아있는 뿌리 등을 다 끄집어 내고 겉면을 닦아줍니다.
사용했던 컵도 깨끗하게 씻어서 다시 쓰도록 합니다. 차광이 잘 되지 않은 수경재배컵은 녹조가 많이 생겨서 벽에 달라붙습니다. 수세미로 씻어도 잘 안 떨어져나갑니다. 처음부터 차광을 잘 해서 아예 녹조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귀찮다고 컵에 은박테이프를 붙이는 작업을 게을리하면 한 주기가 끝날 때마다 녹조를 씻어내야 합니다. 수십개의 컵을 닦다보면 테이프 붙이는 시간이 훨씬 적게 든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식물을 수확하고 남은 양액은 재활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식물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무기물만 흡수하고 필요하지 않은 무기물은 그대로 양액에 남아있게 됩니다. 아깝다고 쓰고 남은 양액을 새로 키우는 식물에 주면 필수영양소가 부족해져서 제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대규모로 수경재배를 하는 농가에서는 폐양액을 정수해서 쓰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어떤 성분이 남아있는지 양액의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기계도 필요하고 부족한 성분만 따로 조합할 수 있도록 개별 성분의 비료도 있어야 합니다.
가정에서는 그 과정이 전부 불가능하니 폐양액은 들고 나가서 나무 근처에 뿌리거나 변기에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경재배 양액에는 높은 농도의 질소와 인이 들어있기 때문에 하수구에 버리면 하천의 부영양화를 초래할 수 있지만 변기에 버리면 오수처리과정을 거쳐 정화될 것입니다.
베란다 수경재배 따라하기 시리즈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베란다에서 작물을 키우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물론 제대로 키우려면 작물 하나 하나의 성질과 재배법에 대해 따로 공부해야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우선 쉬운 것부터 키워가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편이 더 효율적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씨앗을 뿌려야 하루라도 빨리 수확할 수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시작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약]
상추는 아래쪽 겉잎부터 수확하고 큰 잎 몇 장을 남겨서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토마토는 빨갛게 변하고 말랑말랑해지면 수확할 수 있다.
가지와 오이는 열매가 커지는 속도가 느려지면 수확한다.
풋고추는 어릴 때 따야 맵지 않다.
다 쓰고 남은 양액은 풀밭에 버리거나 변기에 버리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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